2019년,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은 대한민국에 트로트 열풍을 불러왔다.
그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름이 있었다. 바로 정미애.
송가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국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음색, 그리고 무대 위 진정성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정점에 오른 듯했던 그 순간, 그녀는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2021년 말, 정미애는 돌연 모든 활동을 멈췄다.
팬들도, 동료 가수들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일부에선 살이 쪄서 아픈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악플과 가정사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정미애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실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밝혀졌다.
그녀가 맞서고 있던 건 단순한 피곤이나 루머가 아닌, 설암 3기였다.
혀 밑에 생긴 염증이 암으로 발전해 턱 밑까지 번졌고, 결국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과정에서 혀의 3분의 1을 절제해야 했고, 이후 발음은 흐트러지고 음식조차 삼키기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
정미애가 자신의 병을 세상에 처음 고백한 건 수술이 끝난 지 1년이 지난 후였다.
그녀는 “팬들에게 알리면 걱정이 너무 클 것 같아 차마 말할 수 없었다”며 “나조차 마음을 추스를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가 SNS에
“두려울 때가 있다. 어느 순간 훅 밀려드는 공포감 때문에 하루 종일 울었다”라는 글을 남겼을 때, 팬들은 단순한 우울감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 뒤엔 병마와 싸우는 가수의 고통이 숨어 있었다.
정미애를 버티게 만든 건 네 아이의 엄마라는 책임감이었다.
막내가 갓난아기였던 시절, 아이들을 보며 “무너질 수 없다”는 다짐을 반복했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등원 준비와 집안일, 네 아이의 끝없는 요구 속에서도 그녀는 발음과 발성을 고쳐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을 이어갔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혀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발음이 자꾸 꼬였고, 노래는 예전 같지 않았다. 하지만 정미애는 포기하지 않았다.
같은 발음을 수백 번 되뇌며 악착같이 재활했고,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하나로 버텼다.
현재 그녀는 예전처럼 활발히 활동하지는 못하지만, 앨범을 내고 무대를 준비할 힘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말할 수 있고 노래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그의 고백에는, 아픔을 딛고 다시 노래로 살아가고 싶은 진심이 담겨 있다.
모든 사진 출처; 이미지 내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