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원은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인류학까지 전공한 ‘엄친딸’이지만, 결국 선택한 길은 배우였다. 그러나 이 길이 쉽사리 열리진 않았다.
처음 배우의 꿈을 꺼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거셌다.
“배우는 불안정한 직업”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때 뜻밖의 인물이 나섰다.
바로 윗집에 살던 배우 차인표였다. 그는 이시원의 어머니에게 “연예인이라고 다 문제 있는 게 아니다.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기회가 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 응원해주라”는 조언을 건넸다.
그 한마디에 어머니의 마음이 누그러졌고, 결국 이시원은 정식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이시원이 연기를 시작한 건 대학원 마지막 학년이던 스물여섯 무렵이다.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다 보조 출연 기회가 생겼고, 카메라 감독의 눈에 띄어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그 길로 2012년 KBS 드라마 대왕의 꿈을 통해 데뷔했다.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한 나이는 남들보다 늦었지만, 준비된 태도 덕에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녀는 드라마 미생, 닥터 프로스트, 후아유-학교, 부탁해요, 엄마, 슈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동백꽃 필 무렵, 아다마스, 마에스트라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단아한 이미지와 안정된 연기력 덕분에 ‘지적인 배우’라는 평가도 따라붙었다.
이시원은 연기 활동 외에도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호기심 많던 성격 덕분에 구두 디자인, 발명에도 관심이 깊었고 실제로 10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년 전에 고안한 ‘투명 마스크’는 코로나19 이후 농인들의 소통에 널리 쓰이며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내 의도가 실제로 쓰이고 있다”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연기 활동을 이어가던 이시원은 2021년 서울대 동문인 의사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같은 미용실을 다니다가 지인의 소개로 만났고, 교제 8개월 만에 부부가 됐다.
2022년에는 딸을 출산하며 가정까지 꾸렸다. 이시원은 결혼 이후에도 “더 자유로워졌다”며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수석 졸업, 수많은 특허, 차인표와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늦은 나이에 시작한 배우의 길.
지금은 데뷔 13년 차 배우로 자리 잡은 그녀.
여전히 “후회는 없다”는 말처럼, 앞으로도 자신만의 색을 담은 작품으로 관객 앞에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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