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연극 무대를 오가며 평생을 연기에 바친 배우 남능미.
1970년대 연극 무대에서 시작해, KBS 드라마 <전원일기>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서 친근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아온 원로 배우다.
특유의 서민적인 이미지와 구수한 말투 덕에 시청자들에게 ‘옆집 아주머니’ 같은 친근한 배우로 기억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남능미가 최근 방송에서 며느리 이야기를 꺼내며 웃음과 화제를 동시에 모았다.
KBS 1TV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 ‘이런 며느리가 최고야’ 편에서 그녀는 “우리 아들 아침밥을 챙겨주는 며느리가 최고다. 한국 며느리가 제일 좋다”고 솔직하게 말해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실제로 아들이 중국인 여성과 결혼했는데, 외식 문화가 발달한 중국과 달리 집밥을 중시하는 한국적인 정서가 맞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는 것.
“딸이 전화로 ‘동생이 아침밥도 못 챙겨 먹는다’고 말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세상에 며느리랑 둘이 살면서 밥을 안 차려준다니… 혼을 내주고 싶더라.”
그녀의 말에는 여전히 아들을 향한 엄마의 마음, 그리고 한국식 정서에 대한 애착이 진하게 묻어났다.
남능미는 또 다른 방송인 MBN <동치미>에서는 당시의 충격적인 경험을 좀 더 자세히 풀어놓기도 했다.
총각이던 아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겠다며 떠난 뒤, 어느 날 불쑥 “엄마, 나 장가갈 거야”라며 중국인 비서를 아내로 맞겠다고 했다는 것.
예상치 못한 소식에 크게 당황한 그녀는 “나는 반대야!”라며 집을 뛰쳐나갔다. 아들은 엄마가 걱정돼 공안에 실종 신고까지 할 정도로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남능미는 “서울 집에 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온 세상을 잃은 것 같았다”며 당시의 심정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남능미 특유의 솔직하고 유쾌한 성격은 여전했다.
그녀는 방송에서 “며느리가 이영자였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던져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을 폭소하게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영자는 먹는 걸 좋아하니까, 우리 아들 밥은 절대 굶기지 않을 거다.”
짙은 아쉬움 속에서도 이렇게 유머로 풀어내는 그의 발언은, 결국 ‘며느리 탓’이 아니라 여전히 ‘아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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