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단정하고 지적인 이미지로 KBS에 입사한 노현정은 입사 첫 해부터 주말 9시 뉴스 앵커를 맡으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깔끔한 외모와 정확한 발음, 차분한 진행이 어우러지며 ‘아나운서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능 <상상플러스>에서 “공부하세요”라는 유행어로 전 국민에게 얼굴을 알렸고, <스타골든벨>에서는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얻으며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 시기 그녀는 분명 아나운서 이상의 상징이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06년 여름, 노현정은 현대가 3세 정대선 현대BS&C 사장을 소개받는다.
단아한 외모와 단정한 말투, 무엇보다도 깊이 있는 내면에 정대선 사장은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만난 지 단 일주일 만에 결혼을 결심했고, 한 달 후 청혼, 다시 한 달 뒤에 결혼.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단숨에 이어졌다.
결혼과 동시에 노현정은 방송계를 완전히 떠났고, 이후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거의 없었다.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다는 건 단순한 결혼이 아니었다.
노현정은 결혼 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조용히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 안에서는 현대가 며느리로서의 철저한 ‘신부수업’이 이어졌다고 알려졌다.
남편 정대선 사장이 직접 알려준 ‘현대가 며느리 7계명’은 다음과 같다.
✅언제나 겸손하라
✅조심스럽게 행동하라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말 것
✅채소는 반드시 시장에서 볼 것
✅배추 한 포기 값도 꼼꼼히 적을 것
✅제사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참석할 것
✅친정 조부모의 이름은 꼭 외울 것
여기에 더해, 부엌 살림, 이불 정리, 얌전한 운전법, 귀걸이나 립스틱 자제, 남편 배웅 등의 ‘보이지 않는 규칙’도 많았다고 한다.
현대가의 전통과 예절은 단순히 행동 지침이 아니라, 일종의 삶의 방식이었던 셈이다.
노현정은 더 이상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지만, 매년 현대가 제사나 경조사 자리에서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유독 제사 때만 카메라에 포착된다는 농담이 붙을 정도로, 그녀는 현대가의 규율을 지키는 ‘전형적인 며느리’의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 논란으로 한동안 집안 행사에 불참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후 다시 제사 자리에 나타나며 ‘현대가의 명예’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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