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촬영이 문제예요?” 촬영장에서 소리치고 화내며 촬영 중단시킨 여배우


한지민은 어릴 때부터 눈에 띄는 아이였다.

얼굴도 예뻤고 공부도 잘했지만, 주변 사람들 말에 따르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그때부터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때 친구 하나가 일진에게 이유 없이 맞고 온 일이 있었다.

다들 조용히 넘어가려던 상황에서, 한지민은 먼저 나서서 따졌다.

덩치 큰 남학생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사과하라고 말했던 일은 그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됐다.

또 반에 정신지체를 앓는 친구가 있었는데, 혼잣말이 많고 청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피하던 친구였다.

그 아이에게 먼저 인사하고 함께 얘기 나누던 사람은 한지민이 유일했다.

그런 이야기를 꺼낸 동창생은 “원래 그런 아이였다”고 했다.

드라마 <이산> 촬영 중이던 겨울, 한 보조출연자가 장시간 대기하다 깜빡 졸다 얼굴에 화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현장은 바빴고, 스케줄도 빡빡했다.

제작진 중 일부는 “엑스트라 빠졌네, 누구로 채우지”라며 계속 촬영을 준비했다.

그 순간, 한지민이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화상 입은 보조출연자의 얼굴을 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촬영이 문제예요?”

현장은 멈췄고, 한지민은 자신이 타고 온 차에 그 보조출연자를 태웠다.

외딴 시골길을 나와 콜택시가 올 수 있는 곳까지 직접 데려다주고, 서울의 화상 전문 병원으로 가라고 당부했다. 택시비로 건넨 15만 원은 지갑에 있던 전부였다.

며칠 뒤에도 계속 연락이 왔다. 병원 치료는 잘 받고 있는지, 통증은 덜한지, 후유증은 없는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진짜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졌다는 게 당시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다.

한지민은 연예인이 되기 전부터 봉사활동을 자주 했다.

중·고등학생 때도 고아원이나 노인정을 찾아가 시간을 보내곤 했고, 대학 진학도 연극영화과 대신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다.

드라마, 영화, 광고에 출연하느라 바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와 기부는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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