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혜는 어릴 적부터 남들 앞에 서는 일이 익숙했다. 처음 방송에 발을 들인 건 어린이 합창단 시절이었다.
당시 받은 출연료는 단돈 1만5천 원짜리 바우처였지만, 이 경험이 연기 인생의 출발점이 되었다.
작은 단역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활동은 짧은 순간의 반짝임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역 배우로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며 스스로 자리매김했지만, 그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다.
연기라는 일이 늘 일정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해주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MC 박수홍이 이인혜에게 던진 질문 하나가 방송을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대학생 때 건물주였다고요?”
이 질문의 배경에는, 어릴 적부터 방송에 출연하며 받은 출연료를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았던 이인혜 어머니의 재테크가 있었다.
이인혜는
“엄마가 내가 단역으로 1만5천 원, 3만5천 원씩 받을 때마다 그 돈을 다 모아뒀다.
대학생이 되던 해, 건물을 한 채 사주면서 ‘하고 싶은 작품만 해도 되니 돈 걱정하지 마’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 말 속에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서, 딸이 배우로서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를 바랐던 마음이 담겨 있었다.
“혹시라도 돈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작품을 하거나, 노출 수위가 높은 장면을 선택할까 봐 엄마가 먼저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이인혜는 털어놨다.
대학생이 되던 해, 월세가 나오는 건물 한 채를 갖게 된 이인혜는 이후부터 단 한 번도 연기를 생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연기 외의 삶에도 시선을 둘 수 있었다.
이인혜는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고, 이후 경성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전임교수로 임용되며 주목받았다.
연기가 전부가 아니어도 된다는 확신, 그 여유는 어릴 적부터 곁을 지켜온 어머니의 선택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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