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사이 두 유명배우가 두 편이나 동반출연했는데.. 아무도 몰랐음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백윤식이라는 이름은 곧 ‘연기 장인’을 뜻한다.

타짜의 평경장, 내부자들의 이강희, 관상의 김종서까지.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압도한 그의 길은 50년 가까이 연기로만 채워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스크린 한편에 또 다른 ‘백 씨’가 등장했다.

바로 장남 백도빈이었다. 그는 체육을 전공했지만, 군 제대 후 뒤늦게 연기에 도전했다.

“아버지 때문에 연기를 한다”는 시선을 피하고 싶었고,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첫 걸음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단역, 조연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길을 닦아 나갔다.

백윤식과 백도빈은 최동훈 감독의 작품에서 두 차례 같은 화면에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는 2004년 범죄의 재구성.

당시 백윤식은 ‘김선생’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백도빈은 작은 단역으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관객이 많을 만큼, 아들의 존재는 미미했다.

하지만 백도빈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작이었다.

두 번째는 2006년 타짜.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아버지는 전설적인 평경장으로, 아들은 곽철용의 심복 ‘용해’로 등장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백도빈의 강렬한 눈빛과 거친 기운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가 공개된 뒤 백윤식은 기자들에게 “아무 도움도 안 받고 스스로 맹연습한 게 기특하다”며 조심스럽게 부정을 드러냈다.

평소 아들 이야기를 극도로 아끼던 대배우에게서 나온 그 한마디는 곧 묵직한 인정이었다.

백도빈에게 아버지 백윤식은 늘 후광이자 동시에 굴레였다. 그는 “연예인 2세라는 꼬리표는 숙명 같다”며 솔직히 털어놓았다.

잘하면 “아버지 닮아 그렇다”는 평가, 못하면 “아버지가 누군데 이 정도냐”는 시선이 뒤따랐다.

그래서 누구보다 악역에 몸을 던졌고, 누구보다 땀 흘리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에게 아버지는 무엇보다 존경스러운 선배였다.

“집에서는 평범한 아버지지만, 촬영장에서 만나는 아버지는 장인(匠人)이다.”

그가 언젠가 “아버지와 한 작품에서 진짜 마주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백윤식은 아들들이 다른 길을 걷길 바랐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장남 도빈, 차남 서빈 모두 배우의 길을 택했다.

그는 “자기 인생은 스스로 살아야 한다”며 묵묵히 지켜봤다.

백도빈은 여전히 대중에겐 ‘백윤식의 아들’로 불린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선덕여왕의 보종, 영화 챔프의 성현처럼 자신만의 캐릭터를 찾아가고 있다. 언젠가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 “배우 백도빈”으로만 불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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