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 이영하와 단아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선우은숙.
두 사람은 1979년 드라마 젊은 느티나무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1년 결혼해 두 아들을 낳으며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불렸다.
연기자 부모를 둔 아들 이상원은 어린 시절부터 카메라와 세트장이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누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늘 따라붙었고, 그만큼 부담도 컸다.
그는 “부모님이 유명하다 보니 잘해도, 못해도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상원의 정식 데뷔는 2005년 KBS 일일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
극 중 그는 홈쇼핑 직원으로, 아버지 이영하는 회사 사장 역으로 출연했다. 부자가 함께 같은 작품에 캐스팅된 것은 우연이었다.
이상원은 오디션에 부모 이야기를 전혀 꺼내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의 후광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설사 떨어져도 내 힘으로 다시 도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오디션에 합격했고, 뒤늦게야 방송국 관계자들이 이영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놀라워했다고 한다.
이영하 역시 촬영장에서만큼은 철저히 동료 배우로서 아들을 대했다.
함께하는 자리를 피하고, 식사도 따로 하면서 “스스로 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한 첫 작품은 쉽지 않았다.
방송 직후 “부모 잘 만나 쉽게 데뷔한다”는 악성 댓글들이 쏟아졌고, 이상원은 억울함보다도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배우로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자 했다.
아버지 이영하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며 아들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러면서도 “연예인이란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상원은 무기여 잘 있거라, 크크섬의 비밀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지금은 연예계를 떠나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아버지와 함께 같은 작품에 서서 대본을 맞춰보던 순간은 그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모든 사진 출처: 이미지 내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