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한 9개 작품들이 전부 대박나서 매일 후회했다는 여배우


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김희선의 시대’였다.

주연을 맡은 작품마다 30~50% 시청률을 기록했고, 패션·광고·예능까지 모든 분야에서 ‘김희선 신드롬’이 불었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 <김희선쇼>가 두 해 연속 편성될 정도로, 그 인기는 전무후무했다.

하지만 정점에 있던 그 시절, 김희선이 여러 이유로 거절했던 작품들이 이후 ‘역대급 흥행작’이 되었고, 그 선택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김희선이 거절한 작품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송혜교와의 인연이다.

가을동화 (2000)

윤석호 PD가 가장 먼저 김희선에게 제안한 ‘윤은서’ 역.

하지만 그녀는 영화 <비천무>를 택했다. 대신 캐스팅된 송혜교는 이 드라마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톱스타로 성장했다.

수호천사 (2001)

이희명 작가가 아예 김희선을 염두에 두고 만든 드라마였지만, 영화 촬영 일정으로 거절했다.

결국 송혜교가 여주인공으로 들어갔고, 시청률 30%를 넘기며 성공을 거뒀다.

올인 (2003)

이병헌과 함께한 대작 드라마 역시 김희선이 1순위였지만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선택했다.

송혜교가 대신 주연을 맡으며 드라마는 시청률 47%에 달했고, 송혜교는 SBS 최우수 연기상까지 받았다.

황진이 (2007, 영화)

충무로가 주목한 기대작 <황진이>. 김희선은 드라마 <헤어화>를 택했고, 그 자리는 송혜교에게 돌아갔다.

송혜교는 한복 자태로 스크린을 장악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남겼다.


김희선이 거절한 작품은 송혜교만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에게도 기회가 됐다.

겨울연가 (2002)

김희선이 고사한 뒤 최지우가 캐스팅되며 ‘지우히메’로 불릴 만큼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명랑소녀 성공기 (2002)

코믹한 캐릭터가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지만, 장나라가 맡아 42% 시청률로 ‘장나라의 해’를 만들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2004)

김희선은 같은 시기 <슬픈연가>를 선택했지만, 여주인공은 임수정에게 돌아갔다.

드라마는 명실상부한 인생작이 되었고, OST ‘눈의 꽃’까지 대히트했다.

파리의 연인 (2004)

김희선 대신 김정은이 발탁돼 국민적 인기를 얻었고, 김은숙 작가의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마이걸 (2005) : 홍자매 작가가 김희선을 1순위로 꼽았지만, 유치하다며 고사했다.

이다해가 대신 맡아 발랄한 이미지로 최전성기를 열었다.

김희선은 이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작품도 있지만, 후회는 없다.”

즉, 자신이 거절한 작품이 잘 된다고 해서 후회하는 건 의미 없다는 것.

김희선은 이미 9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였고, 여전히 굵직한 필모그래피와 인기를 남겼다.

다만, 그녀가 놓친 작품들이 워낙 대박이 났기에 ‘만약 선택했더라면’ 하는 가정은 지금까지도 대중의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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