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스무 살 금나나는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이었다.
당시 그는 공부에 매진하느라 체중이 불어 있었지만, 대학 입학 후 스스로 결심해 100일 만에 10kg을 감량했다.
그때 아버지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한번 나가보라”고 권유했고, 금나나는 단순히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참가했다.
결과는 모두의 예상 밖이었다.
‘미스경북’으로 출전한 그는 전국 무대에서 당당히 진(眞)으로 선발됐다. 의대생 신분에 미스코리아 왕관을 쓴 이력은 단숨에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금나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 타이틀을 새로운 도전의 발판으로 삼았다.
의대를 자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MIT와 하버드에서 동시에 합격 통보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이후 하버드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 대학 석사, 다시 하버드로 돌아와 영양학·질병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문적으로도, 삶의 선택에서도 늘 새로운 길을 열어온 셈이다.
그런 금나나의 이름이 다시 화제가 된 건 예상치 못한 곳에서였다.
바로 26살 연상인 재벌 회장과의 극비 결혼 소식이었다.
상대는 MDI 레저개발 윤일정 회장. 국내 골프장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중견 건설업계 인물로, 제주 중문의 씨에스호텔앤리조트, 남춘천CC 골프장 등을 보유한 기업가다.
결혼식은 2020년, 코로나19 시기 제주 중문 씨에스호텔에서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모은 작은 예식으로 치러졌다.
윤 회장은 첫 부인과 사별 후 오랫동안 외동딸을 홀로 키워왔는데, 금나나와 재혼하며 새 출발을 하게 됐다.
흥미로운 건 윤 회장의 외동딸과 금나나가 또래라는 점이었다.
나이 차이가 26살이나 나는 부부의 인연은 그만큼 조용히, 극도로 사적인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결혼 이후에도 금나나는 연구와 교육의 길을 멈추지 않았다.
동국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강단에 서며, 최근에는 과학영재교육원장으로도 선임됐다.
또한 『나나 너나 할 수 있다』, 『공부일기』, 『네버엔딩 스토리』 등 꾸준히 저서를 발표하며 자신의 도전기와 공부법을 독자들과 나누고 있다.
미스코리아라는 화려한 타이틀이 양날의 검이었다고 고백한다.
학계에서는 늘 ‘과연 연구와 교육에 충실할 수 있을까’ 하는 시선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이 편견을 넘어서는 것을 또 다른 과제로 삼았다.
“학문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때 생명력을 갖는다”는 그녀의 말처럼, 금나나는 대중과 연구를 잇는 다리 역할을 스스로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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