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우정 이야기는 많지만, 이 정도면 좀 다르다.
박성웅과 신은정의 결혼식 날, 한 사람이 헬기를 타고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배용준이었다.
세 사람은 2007년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배용준은 주인공으로, 박성웅과 신은정은 조연 배우로 출연하며 극 중에서 사랑하는 사이로 호흡을 맞췄고, 현실에서도 진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드라마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고, 1년여 후 결혼을 약속했다.
그 소식을 들은 배용준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갈게”라며 흔쾌히 참석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자 예상치 못한 일정이 하나 겹쳤다.
배용준이 ‘2008 문화의 날’ 행사에서 화관문화훈장을 받게 된 것이다.
이는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한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배우로서는 첫 수훈이었다.
하필 이 훈장 수여식 시간과 결혼식 시간이 정확히 겹쳤다.
결혼식은 오후 3시 강원도 홍천, 훈장 수여식은 같은 시각 충북 청주.
두 곳은 거리도 멀고, 이동도 빠듯했다.
그럼에도 배용준은 전화 한 통을 걸어 이렇게 물었다.
“성웅아, 혹시 거기 헬기 착륙할 수 있어?”
결혼식 당일, 배용준은 한강시민공원 잠실지구에서 헬기를 타고 홍천으로 이동했다.
결혼식 30분 전 도착해 예비부부와 사진을 찍고 축하 인사를 전한 뒤, 곧바로 청주로 향했다.
잠깐이었지만, 그 자리를 지킨 것이 중요했다.
박성웅은 나중에 방송에서 “그 날을 잊지 못한다. 형이 헬기까지 타고 와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재미있는 건, 배용준이 온다는 소식이 일본 팬들에게 알려지면서 결혼식장은 인산인해가 됐다.
그날 홍천 비발디파크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배용준은 박성웅·신은정 커플의 연애 사실을 드라마 촬영 중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티내지 않았지만 늘 응원했고,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배우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헬기까지 띄운 선택.
그날 배용준이 보여준 건 스타의 스케일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의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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