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매니저였다.”
류승수는 데뷔 전부터 조금 남달랐다.
다수의 드라마와 예능에서 얼굴을 알린 개성파 배우지만, 시작은 연기가 아닌 매니저였다.
“무명 시절, 방송 일을 배우고 싶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회상한 류승수는 어느 날, 한 소속사의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뛰어들었다.
그가 맡은 배우는 신민아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성국의 매니저로도 활동했다는 그는
“배우보다 매니저가 더 잘 맞는 것 같았다”고 웃어 넘겼지만, 당시엔 캐스팅이 워낙 되지 않아 생활고를 겪으며 필사적으로 버텨야 했다.
그렇게 연기를 향한 마음을 놓지 않던 류승수는 오디션에서 7번이나 떨어진 후, 결국 연기학원을 차렸다.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전, 먼저 후배들을 키워내는 길을 택한 것이다.
서울예전 연극과 출신인 그는 학원을 통해 조인성, 이요원, 송지효, 박한별 등 수많은 스타를 가르쳤다.
류승수는 “수강비는 못 받았다. 대신 이 친구는 분명 잘 되겠다 싶었다”고 당시 조인성에 대해 회상하며, 진심이 담긴 가르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지효 역시 방송에서 “류승수는 연기계에서 유명한 선생님이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박한별은 “그의 집에 가서 연기를 배웠지만, 기억나는 건 없다”며 특유의 유쾌한 폭로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심지어는 커피를 카펫에 쏟아 쫓겨난 적이 있다는 ‘13년 묵은 뒤끝’까지 방송에서 공개되며, 제자들과의 인연이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7년이라는 무명 시절을 보낸 끝에, 류승수는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묵언 스님’ 역할로 대중 앞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겨울연가, 참 좋은 시절, 황금의 제국, 추노, 주군의 태양 등 수많은 작품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공과 달리, 마음속엔 공황장애라는 깊은 고통이 있었다.
스무 살 무렵 갑작스러운 심장병 증세로 병원에 실려 간 그는 그때의 공포로 인해 비행기를 타는 것조차 어려워졌고, 겨울연가 한류 열풍 당시에도 일본 활동을 포기해야 했다.
최근 방송에선 제주살이 중인 일상도 공개됐다.
배우 활동 외에도 투잡이 자연스러워진 요즘, 그는 “작품 제작이 반 이상 줄었다.
다들 생계를 위해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현실을 담담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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