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못참아 흐느낀 전설의 YTN 빵꾸똥꾸 방송사고..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한 아이가 내뱉던 말이 전국을 웃게 했다.

해리 역할을 맡았던 진지희가 자주 외쳤던 ‘빵꾸똥꾸’.

유행어로 자리잡은 이 말은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 대상이 됐다.

반복되는 버릇없는 말투가 어린이 시청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작진에게 ‘권고’ 조치가 내려졌다.

문제는 이 소식을 전하던 YTN 생방송 뉴스에서 벌어졌다.

당시 진행을 맡고 있던 이종구 앵커가 해당 단어를 전하는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진 것이다.

웃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말 끝을 흐느낄 정도였다.

멘트를 이어나갈 수 없어서 고개를 숙이는 아나운서의 모습.

생방송이라는 특성상 그 모습은 편집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고, 옆에 앉아 있던 기자까지 함께 흔들리면서 뉴스 스튜디오는 한순간에 코미디 무대로 바뀌었다.

수년이 흐른 뒤, 진지희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홍보대사 자격으로 YTN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조심스럽게 옛 영상을 꺼냈고, 화면에는 ‘빵꾸똥꾸 방송사고’ 장면이 다시 흘러나왔다.

진지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짧게 사과했다.

YTN 시청자 게시판에는

“빵꾸똥꾸를 말하고도 안 웃는다면 사람이 아니다”, “아나운서도 사람인데, 괜찮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비난보다는 응원이 더 많았고, 징계를 염려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당시를 회상하는 이종구 아나운서.

방송사고가 나면 일반적으로는 PD가 화를 내거나 같이 웃거나 둘 중 하나인데 아무 소리도 안 들려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이종구.

빵꾸똥꾸라는 단어가 너무 강력하다보니 생방송 전에 대본에서 해당 단어를 지워버렸지만..

글자가 3D처럼 뛰어오는순간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인제 끝났다고 생각한 이종구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끄고 찬 겨울 바람을 맞으면서 정처없이 떠돌아다닌다.

핸드폰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수백 건이 쌓여있었으며 실검 1위부터 10위까지 빵꾸똥꾸 이종구로 도배되어있는 상황.

웃음 대신 눈물이 나왔다는 이종구 아나운서.

정말 다행히도 아무런 징계 없이 YTN에서 잘 지내고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에도 따뜻하게 웃어주는 사회가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하루였다.

뉴스도, 앵커도, 시청자도 그날만큼은 조금 더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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