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이혜정은 최근 방송에서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엔 음식도, 건강도 아닌 아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손주 유치원비를 둘러싼 갈등이 생각보다 깊었다고 털어놨다.
며느리는 학창 시절을 강남 대치동에서 보낸 교육열 높은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했다.
큰손녀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싶다고 했을 때, 직접적으로 돈을 요구한 건 아니었지만 이미 그녀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알아보니 매달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결국 이혜정은 손녀의 등록금을 지원했다.
아이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일은 큰 기쁨이었다. 손녀가 영어책을 읽는 모습을 보며 마음 한켠이 벅찼다.
그래서 둘째 손녀까지 자연스럽게 같은 유치원에 보내게 됐고, 지원도 이어졌다.
이쯤 되면 어쩌면 가족 모두가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우연한 타이밍에서 터졌다. 이혜정은 아들과 함께 영국 출장을 다녀왔다.
바쁜 일정에 치이다 보니 유치원비를 제때 보내지 못했다. 그랬더니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유치원비 날짜 지났는데요?”
그 짧은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졌다. 마치 자신의 역할이 ‘돈을 주는 사람’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내가 안 주면 그 돈을 낼 수가 없는 건가?”, “이걸 왜 나만 해야 하지?”
이런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너무 화가 나서, 그날 이후 아들과 연락을 끊었다.
결국 유치원비도 석 달째 보내지 않고 있다.
남편 고민환 씨는 “줬다 말았다 하지 말고, 아예 주지 말라고 했고”, 이혜정도 마음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렇게 시간을 두고 바라보니, “돈을 안 줘도 여행도 가고 잘 살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두고, 다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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