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와 7년 비밀연애하고 결혼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했던 슈퍼모델


결혼 발표가 나왔을 때, 주변의 반응은 하나같이 “전혀 몰랐다”는 말뿐이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물론이고, 사회를 맡게 된 탤런트 류진조차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선진은 매니저였던 김성태 씨와 7년 넘게 연애를 해왔다. 하지만 그 사실을 주변에 알린 건 결혼 발표 불과 며칠 전이었다.

평소 자주 만나던 계모임 멤버들도, 오랜 친구였던 배우 염정아도 몰랐을 만큼 철저히 숨긴 연애였다.

처음부터 계획된 비밀 연애는 아니었다. 일을 함께 하다 자연스럽게 감정이 깊어졌고, ‘우리가 사귄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상황이 많았다.

연예계라는 환경 특성상 괜한 소문이 불편할 수 있었고, 어느새 “결혼할 때 말하지 뭐” 하는 식으로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6년이 지났고, 어느덧 2000일을 함께 한 사이가 됐다.

연애를 시작할 당시, 김성태 씨는 이선진의 매니저였다.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스케줄을 소화하고, 늘 곁에 있었기에 주변에서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일’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

함께 일하며 연애 사실이 드러나면 누군가는 부담을 느낄 거라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연애는 철저히 비밀이었다.

그래서였다.

김성태 씨와 오랜 인연이 있었던 염정아는 “결혼하면 얼마나 좋은지 아느냐”며 여러 번 결혼을 권유했고, 이선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웃어넘겼다.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 염정아는 3초간 말이 없더니, “너 장난하냐”는 반응부터 내놨다고.

류진에게 결혼식 사회를 부탁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김성태 씨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하자, 류진은 옆에 앉아 있던 이선진을 보며 “여자친구는 안 오고, 얜 왜 왔냐”고 농담을 던졌다.

함께 밥을 먹고 차까지 마시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관계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선진이 “결혼하는데 사회 좀 봐달라”고 말하자, 류진은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직접 얘기하라”고 답했고, 그제야 이선진이 “오빠, 저예요”라고 고백했다.

그 말을 들은 류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둘 다 인간적으로 너무한다”며 배신감을 토로하며 “사회 못 보겠다”고 웃으며 받아쳤다.


1995년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선진.

톱모델로서 10년 가까이 무대를 장악했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연기자로 전향한 이후, 이 화려한 경력이 오히려 족쇄처럼 작용했다.

“모델 출신이라는 이유로 단역도 힘들었어요. 너무 키가 크다는 얘기만 들었죠.”

실제로 이선진의 키는 175cm. 본인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실제로는 180cm에 가까운 장신이다.

이 때문에 상대 남자 배우와의 키 차이로 배역이 제한되는 일이 많았고, 드라마나 영화 오디션에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제작자들이 더 익숙했다.

연기를 시작하고 300번 넘는 오디션을 봤고, 단역 오디션만 100번이 넘었다.

배역이 작아도, 대사가 없어도 상관없었다. 연기라는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오히려 ‘톱모델’이라는 이미지가 발목을 잡았다. “배부른 소리 한다”는 소리도 들었고, 작은 배역을 맡아도 불편해하는 시선이 있었다.

그래서 한때는 ‘모델 이선진’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연기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이름보다, 역할보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매 순간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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