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시선은 때때로 잔인하다.
한때 청순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배우 노현희.
조금 더 나은 외모, 조금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기대하며 선택한 성형은 곧 되돌릴 수 없는 후회가 되었다.
작은 쌍꺼풀을 정리하기 위해 받았던 수술이 과해졌고, 이어진 코 수술 역시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콧구멍이 막혀 숨쉬기조차 불편해진 날들, 거울을 볼 때마다 낯선 얼굴과 마주해야 했다.
더 큰 고통은 따로 있었다. “굴삭기로 판 눈 같다”는 악플이 쏟아졌고, 검색어에는 늘 이름이 오르내렸다.
예전의 얼굴이 꿈에 나타날 만큼, 내면의 상처는 깊어졌다.
쌍꺼풀 수술을 시작으로 두세 차례 눈을 손댔고, 복코를 벗어나기 위해 코끝을 세운 수술은 오히려 코막힘으로 이어졌다.
문제를 되돌리기 위해 다시 수술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처럼 복구를 위한 시도는 오히려 상처만 더 남겼다.
부작용은 단지 외형적인 것만이 아니었다. 사회적 시선은 차가웠고, 역할의 폭은 좁아졌다.
예전처럼 풋풋한 캐릭터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고, 외모에 대한 악플은 연기를 향한 열정까지 꺾이게 했다.결국 대학로 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사람들의 시선보다 연기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 주었다.
이후, 스스로를 ‘성형의 아이콘’이라 자조적으로 부르면서도,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나섰다.
‘힐링라이프 캠페인’을 개설해 성형 실패자 상담, 거리 캠페인, 의료·법률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의료 시스템의 문제, 무분별한 광고, 외모지상주의 문화 속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혼자 끙끙 앓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이 활동은, 한 사람의 회복에서 사회적 대화로 확장되었다.
과거의 얼굴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지금의 얼굴에는 시간이 담겨 있다. 좌절도 있었고 회복도 있었다.
다시 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당당히 웃을 수 있게 됐다.
트로트 가수로도 활동을 시작했고, SBS 아침극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내공 있는 얼굴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요즘, 관리된 아름다움보다 진심이 담긴 표정이 더 큰 감동을 준다.
지금도 코 한쪽은 막혀 있고, 가끔 악성 댓글은 여전히 달린다.
그래도 후회 대신 책임을 택했고, 감추기보다는 공유하기를 선택했다.
외모가 평가 기준이 되는 시대, 실패한 성형 경험을 솔직하게 밝힌 용기는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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