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뒤흔들던 강렬한 사운드, 독보적인 퍼포먼스.
2003년 발표된 이정현의 곡 ‘미쳐’는 당시에도 파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 노래 속에 감춰졌던 진짜 이야기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단순한 콘셉도, 허구도 아니었다.
뮤직비디오는 평범하게 시작된다.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이정현은 그를 기다리며 혼잣말처럼 감정을 쏟아내고 있어.
그런데 어느 순간, 남자의 낯선 행동이 포착된다.
익숙한 공간에서, 그 남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 것.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혼란스러워진 이정현은 믿을 수 없는 마음에 숨도 쉬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그 장면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분노, 슬픔, 배신감이 한꺼번에 밀려오고갑자기 사랑이 공포로, 애정이 광기로 바뀌기 시작한다.
춤을 추듯 쏟아내는 격한 퍼포먼스도, 사실은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터지는 몸짓이었다.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기에 대중들은 단순 픽션일 거라 추측했지만 이정현이 직접 입을 연다.
이정현은 tvN ‘신동엽의 감각의 제국’에 출연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꺼냈다.
그는 “교포 출신에 금융권에 종사하던 남성이었다”고 말하며, 따뜻하고 로맨틱했던 추억들을 조심스레 풀어놓았다.
그 중에는 잊히지 않는 길거리 키스도 있었다.
“뒤에서 안아주던 사람이었어요. 박력 있게 길에서 키스를 했는데… 그게 제 첫키스였죠.”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믿기 어려운 장면을 마주했다.
그 남성과 이정현이 아주 친하게 지냈던 남자 연예인 선배가, 눈앞에서 키스를 나누고 있었던 것.
그 순간 이정현은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제가 정말 믿었던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됐을 때,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함께 출연한 신동엽은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나도 그 연예인 선배를 안다. 커밍아웃은 하지 않은 상태지 않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정현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고, 순간 스튜디오는 조용해졌다.
이정현은 그날 이후 사랑을 놓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의 감정을 노래로 풀어냈다. 그게 바로 ‘미쳐’.
“미쳐 미쳐 나 정말 미쳐”로 반복되는 가사는 누군가에겐 단순한 훅으로 들릴 수 있었지만, 이정현에게는 당시 감정의 발산이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감정, 떠나간 연인을 놓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 그 모든 게 무대 위에서 그대로 터져 나왔다.
모든 사진 출처: 이미지 내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