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낸시랭은 왕진진(본명 전준주)과 혼인신고를 했다.
전 국민이 말렸던 결혼이었다.
왕진진은 전과자였고, 둘러싼 의혹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낸시랭은 믿었다. 사랑이었고, 함께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혼인신고 직후부터 상황은 빠르게 무너졌다. 감금, 폭언, 폭행. 낸시랭은 자신도 모르게 고립돼 있었다.
집도, 인간관계도 끊겼다. 결국 수억 원대 빚까지 떠안게 됐다.
시작은 8억이었다. 한남동 집을 담보로 금융권을 넘나들며 이름을 올렸다. 결국 사채까지.
그렇게 7년이 흐르는 사이 빚은 15억까지 불었다. 이자만 매달 1300만 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한때는 하루 세끼를 컵라면으로 버텼다. 월세는 11개월 밀렸고, 지금은 지인의 집에서 공과금만 내며 지내고 있다.
“가장 큰 걱정은 밥”이라 말하던 모습은, 겪은 시간의 무게를 보여줬다.
트라우마는 오래 남았다. 사람을 믿는 게 두려워져 아무와도 제대로 사귈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스스로에게 용기를 냈다. 소개팅을 시작했고, 데이팅 앱에도 등록했다. 낸시랭은 말한다.
“사랑은 하고 싶다.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 함께 걸어갈 사람을 기다린다.”
여전히 빚을 갚고 있다. 원금은 그대로고, 이자만 줄줄이 새어 나간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숨지 않는다. 겪은 고통을 예술로 풀어내고, 그 안에서 다시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이 모든 시련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
또 하나의 캔버스를 준비 중이다. 이번엔 사랑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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