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출연까지했었는데 친남매인거 정말 몰랐던 두 배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가족은 때로 동료보다 더 동료 같고, 친구보다 더 가깝다.

배우 김지영과 김태한 역시 그런 남매다.

닮은 얼굴, 비슷한 에너지,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애정까지 닮았다.

영화 ‘7호실’에 함께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고, 연극·뮤지컬 무대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각자의 작품을 지켜봤다.

김지영은 직접 동생이 기획한 공연에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공연 하나하나를 아끼는 마음, 작품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 역시 똑 닮아 있었다.


최근 예능에 함께 출연해 보여준 두 사람의 관계는 말보다 깊은 무언가를 보여줬다.

김지영은 어린 시절,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희귀병을 앓았다.

등에 혈관이 엉켜붙는 혈종으로, 수술만 여러 차례. 열 살이 채 되기 전부터 유서를 쓰는 아이였다.

그 시절, 엄마는 온 마음을 김지영에게 쏟아야만 했다. 응급실을 들락거리는 하루하루. 남동생 김태한의 생활까지 챙길 여유는 없었다.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는 날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같으면 새벽부터 김밥을 싸고 도시락을 준비했을 텐데, 그날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

대신 엄마는 주섬주섬 지갑에서 3만 원을 꺼내 건넸다.

태한은 그 돈으로 누나를 위한 선물을 골랐다.

아프지만 언젠가 건강해질 누나가 차고 다닐 수 있도록, 작은 시계 모양의 목걸이를 샀다. 아이가 아이를 위해 고른 선물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온 김지영은, 아직 너무 어렸다. 너무 많이 아팠고, 회복도 쉽지 않았다.

작은 선물이 들어 있는 포장을 열었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았다. 손에 쥔 목걸이를 힘껏 내던졌고, 시계는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

김태한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울지도 않았고, 뭐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그날 이후, 김지영은 그 장면을 잊지 못했다. 미안하고, 미안해서 입에 올릴 수 없었다. 평생 그 장면을 꺼내지 못한 채, 죄책감처럼 마음에 품고 살아왔다.

남매 여행의 마지막 밤에 김태한이 준비한 3만원짜리 목걸이 선물에 김지영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말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속엔, 너무 오랜 시간 감추어두었던 미안함과 안도가 함께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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