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버리고 월북한 어머니, 인민배우로 북한 지폐에 나온다..” 가정사 고백한 유명배우


양택조는 연기를 천직처럼 안고 살아온 인물이다. 서울연극학교를 졸업하고 성우 활동을 거쳐 1985년 드라마 무대에 올랐다.

연기자의 피를 타고난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극단 ‘아랑’의 대표였던 양백명, 어머니는 해방 이후 북한에서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문정복. 이모 또한 60년대에 활약한 배우 문정숙이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족보 이면에는 쉽지 않았던 개인사가 숨어 있다.

양택조가 일곱 살이 되던 해, 어머니는 가족을 떠나 월북했다. 당시 어머니의 나이는 24세, 아버지와의 나이 차는 무려 16살이었다.

같은 극단에서 활동하던 남자 배우와 함께 북으로 향했고, 이후 북한 화폐 1원권에 등장할 만큼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었다

어린 시절, 운동장에서 어머니를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친구가 “엄마가 찾아왔다”고 알려줬지만,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양택조는 그날을 떠올리며 “어머니가 숨어서 나를 보고 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로 긴 세월 동안 어머니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다.

어머니의 존재를 TV 화면에서 확인한 것은 1998년.

MBC 특집 방송 ‘이제는 만나야 한다’를 통해 북한에서 활동 중이던 문정복의 영상편지가 공개됐다.

영상 속 어머니는 여전히 배우였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영상편지가 나온 시점,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문정복은 1990년대 초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끝내 재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때 간경화로 고통받다 2005년 간암으로까지 악화됐다. 시한부 6개월을 선고받았고, 아들의 간 62%를 이식받아 기적처럼 살아났다.

수술 후 “그날 이후 아들에게 한 번도 욕을 해본 적이 없다”며 깊은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그 후에는 더욱 성실히 작품 활동에 임했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대와 방송을 오가며 연기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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