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외도해도 대신 화내주는 시어머니 때문에 참았다는 연예인


가수 정훈희는 결혼 후 시어머니와 20년 넘게 한 지붕 아래 살았다.

누군가는 고부갈등을 걱정할 법한 관계였지만, 정훈희의 표현은 전혀 달랐다.

“그냥 나랑 궁합이 잘 맞는 분이었어요. 남자 같은 나와, 천생 여자 같던 어머니. 서로 잘 맞았죠.”

그 관계를 상징하듯, 두 사람은 담배도 함께 피웠다.

어느 날 담배가 떨어지면 조용히 시어머니 방에 들어가 몇 개를 빼오곤 했고, 시간이 흐르자 시어머니는 말없이 슈퍼에서 담배를 사다 며느리 방문을 열고 슬쩍 던져두곤 했다.

그 담배를 피우며 정훈희는 외쳤다. “어머니, 고마워요!”

누구에게나 당연하지 않은 풍경이지만, 정훈희에게는 일상이었고, 고마움이었다. 그 한 모금이 말보다 진한 정이었고, 말보다 더한 편이었다.

남편 김태화는 한때 외도를 했고, 정훈희는 그걸 알고도 참았다.

누군지 알아도 만나러 가지 않았고, 전화 한 통 걸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도, 오빠들도 다 그랬다. 내 남편이라고 다를 게 있겠나.”

그녀 대신 화를 낸 건 시어머니였다.

늦게 들어온 아들을 향해 거침없는 꾸짖음을 퍼부었고, 두 사람은 그날도 싸웠다.

정작 본인은 말 한 마디 없었는데, 어머니가 나서주니 속은 덜 상했다.

결국 며느리가 나서서 시어머니를 달랬다.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그러면 어머니는 “편들 일 따로 있지, 저런 놈을 왜 편드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정훈희는 안다.

본인을 위해 대신 싸워준 것이라는 것을.

정훈희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매년 제사를 직접 지낸다. 시어머니가 있어 참을 수 있었고, 시어머니가 있어서 상처도 덜 아팠다.

최근에는 남편 수술이 잘 끝났다는 소식을 전하며, 제사상 앞에서 조용히 속마음을 꺼냈다.

“앞으로도 아들과 손자를 잘 지켜주세요. 제가 많이 사랑해요.” 눈물 섞인 고백이었다.

정훈희에게 시어머니는 단순한 ‘가족’이 아니었다. 같은 시간을 살며 맞담배를 나누고, 같은 편이 되어줬던 사람.

세상의 기준이 아닌, 마음의 거리로 가까웠던 한 사람. 그녀는 지금도 그 사람을 ‘어머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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